‘무좀’이라고 하면 대부분 발이나 발톱을 먼저 떠올리기 쉽다. 하지만 무좀균은 사타구니, 엉덩이, 항문, 심지어 겨드랑이까지도 침범할 수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.

사타구니에 발생하는 무좀은 일반적으로 ‘샅백선’ 또는 ‘완선’으로 불린다. ‘샅’은 씨름 경기에서 사용하는 샅바로 떠올릴 수 있는 부위로, 사타구니를 뜻하는 순우리말이다. ‘완선’은 그 특성상 한번 발생하면 만성적으로 고착되기 쉬운 질환이기 때문에 ‘완고하다’는 의미의 ‘완’ 자를 사용한다.

완선은 특히 땀과 습기가 쉽게 차는 사타구니 부위에서 잘 발생하며, 발 무좀이나 발톱 무좀이 있는 사람의 경우 옷을 통해 사타구니로 감염이 전파되기도 한다. 손에 무좀균이 있는 경우 생식기 주변을 만지는 행동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.

완선은 피부가 겹쳐지는 부위 특성상 가려움증이 심하게 나타나며, 긁는 행위를 통해 엉덩이, 항문 등 주변 부위로 확산되기 쉽다. 초기 치료를 미루는 경우, 만성화와 색소침착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.

특히 남성에게서 더 자주 발생하는 완선은, 사타구니 피부가 발보다 연약하고 마찰이 많은 부위인 만큼 장기적인 색소침착과 염증으로 고통받는 경우가 많다. 겨드랑이 또한 접히는 부위의 특성상 무좀균이 침투하면 같은 증상을 보일 수 있다.

한의학적 치료는 무좀균을 단순히 없애는 데 그치지 않고, 피부 면역을 높여 재발을 막는 데 초점을 둔다. 천연 한약재 기반의 외용제로 무좀균을 직접 억제하고, 동시에 환자의 체질과 증상에 맞춘 한약을 복용함으로써 체내 습열을 다스리고 면역력을 강화해 몸 안팎의 균형을 회복하는 것이 핵심이다.

완선 예방과 관리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‘환기’다. 땀이 차지 않도록 통풍이 잘 되는 헐렁한 옷과 면 소재의 바지를 착용하고, 삼각팬티보다는 사각팬티, 혹은 속옷 자체를 착용하지 않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.

속옷 착용이 오히려 습기를 가두는 원인이 되는 만큼, 편견을 버리고 헐렁하고 통풍이 잘 되는 복장을 택하는 것이 좋다. 여름철엔 특히 청결을 위해 사타구니 부위에 티슈를 덧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. 단, 티슈는 자주 교체하여 위생을 유지해야 한다.